단단 기숙사

(주)리팩 직원기숙사 신축공사

위치

인천광역시 서구 가좌동

외부마감

치장벽돌, 노출콘크리트

대지면적

287.1㎡

내부마감

노출콘크리트, 석고보드 위 벽지

건축면적

171.72㎡

설계담당

이주한, 송인옥, 유지민, 소유정, 김덕재

연면적

546.35㎡

구조계획

터구조(주)

건폐율

59.81%

설비계획

(주)대오엔지니어링

용적률

190.30%

전기계획

(주)보우티엔씨

용도

다세대주택

시공

엠오에이종합건설(주)

규모

지상 5층

설계기간

2019.02. ~ 2019.08.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공사기간

2019.11. ~ 2020.10.

조경면적

15.06㎡

사진

노경

* 2022 한국건축문화대상 주거부문 우수상

좁은 골목길에 신축건물이 들어서는 방법

1. 사용방식이 다른 골목길과 큰 건물

단단 기숙사가 있는 동네는 70년대에 만들어진 좁은 골목길과 낮은 주택들이 있는 주거지역입니다. 부지는 단독주택이 있던 2개 필지를 합쳐서 동서방향으로 긴 형태이고, 남쪽과 북쪽으로는 좁은 골목길이 있습니다.

이 골목길들은 남쪽과 북쪽에서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남쪽길은 주변과 연결되는 통과도로지만, 폭이 3미터를 겨우 넘어서 사람과 자동차가 같이 다니기에는 너무나 비좁고 위험한 길입니다. 그렇다고 건물을 뒤로 물려서 길을 넓게 만들어주기는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북쪽은 막다른 도로인데, 도로라기보다는 그 길에 면해있는 집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작은 마당입니다. 앞집 아주머니와 수다를 떨고,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기 아쉬워서 왔다갔다 하는 그런 곳 말입니다. 여기에 5층짜리 건물이 서게 되면 동네가 너무 답답해질 것 같았습니다.

좁은 골목길에서 큰 건물이 주게 될 위압감.

여기에서부터 우리의 고민은 시작되었습니다.

2. 비좁은 길에 숨통을 열어주는 건물

단단 기숙사는 층이 올라갈수록 앞으로 튀어나오는 모양입니다.

북쪽 길에서 보면 이 집은 위로 올라갈수록 점점 더 뒤로 물러나서 하늘이 더 넓게 보이고, 건물은 실제보다 작게 느껴집니다. 동네사람들에게 익숙한 1개층 높이 2.7m단위로 건물을 분리시켰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남쪽은 1층으로 내려올수록 점점 더 후퇴하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비좁고 위험했던 통과도로에 숨통을 열어줄 수 있습니다.

더욱이 1층 필로티는 단절되어 있던 남쪽과 북쪽을 연결해주기 때문에 답답했던 길에 여유가 생겼습니다. 건물로 들어가는 주 출입구도 이곳에 만들었기 때문에 양쪽 골목길에서 자유롭게 접근이 가능해졌습니다.

3. 동네에 어울리는 스케일

단단 기숙사 한 층의 평면은 독립적인 두 세대와 그 사이의 계단실로 구성되는데, 우리는 이것을 외부 입면에 그대로 드러내었습니다. 가운데를 외부 계단으로 만들어서, 길에서 보면 마치 건물 두 동이 서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렇게 만든 가장 큰 이유는 동네에 비해서 우리 건물이 너무 크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동서방향으로 긴 건물의 가운데에 외부공간을 끼워 넣어서 건물의 덩치를 작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거기에 개인 침실들을 전면에 배치해서 남쪽 입면을 더 작게 나누었습니다. 큰 건물이 두 동으로, 각 동은 12개의 침실로, 침실은 노출콘크리트 난간벽으로 다시 나눠졌습니다. 이것은 골목길에서 인식되는 건물의 크기를 더 작게 만들어주고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는 보는 재미를 주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4. 언제든 바람을 쐬고 동네를 바라볼 수 있는 계단실

외부계단을 만든 또 다른 이유는 자연스럽게 바깥 공기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집이 작을수록 외부공간에 쉽게 접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작은 공간이 주는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을테니까요. 이런 점에서 계단실은 최적의 장소입니다. 출퇴근하느라 하루 2번씩은 왔다갔다 하는 계단실을 쾌적한 외부공간으로 만들면 자연스럽게 바깥 공기를 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층의 계단은 그 아래층에서는 지붕의 역할을 하니까, 비와 햇살로부터 자연스레 보호가 됩니다. 여기서 벽만 외부로 열어주면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동네의 작은 운치를 느낄 수 있는 반 외부공간이 되는 것이죠.


5. 강렬한 햇살을 가려주는 그늘

단단 기숙사는 정남향입니다. 우리나라 집들은 남향을 무척 선호하지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강렬한 직사광은 냉방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남향건물은 적절한 차양으로 햇살을 조절해주어야 합니다.

단단 기숙사처럼 위로 갈수록 튀어나오는 형태가 되면 자연스럽게 아래층에는 그늘을 만들어주게 됩니다. 별다른 장치를 설치하지 않고 건물 그 자체가 차양이 되기 때문에 에너지를 절약하는 친환경적인 집이 되는 것이죠.

6. 이 집에서 가장 중요한 3평

기숙사는 가족이 아닌 개개인의 직원들이 함께 사는 공간입니다. 물론 직원들끼리 유대감을 높이고 서로 어울릴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회사에서 힘들게 일을 마치고 돌아왔는데, 집에서도 회사사람들을 만나야만 한다면 집이 아니라 회사의 연속선상에 있는 것처럼 느끼진 않을까요?

그래서 작더라도 쾌적한 나만의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우선 개인침실들을 집에서 가장 환경이 좋은 남쪽에 배치했습니다. 그리고 각 방에는 작은 발코니도 두었습니다. 방에 있다가 편안하게 나와서 바람을 쐬고 밤하늘의 별을 보며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 공동공간인 거실, 주방, 화장실 등은 나란히 복도 건너편 북쪽에 배치했습니다. 개인이 원할 때 선택적으로 공동체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단단 기숙사는 19년 2월에 설계를 시작해서 20년 11월에 입주하기 시작했습니다. 피그는 건축설계, 인테리어설계, 공사감리까지 프로젝트의 전 과정에 참여했습니다. 동네와 잘 어우러지기 위해 노력한 이 집이 직원들과 동네 주민들 모두에게 편안하게 다가가기를 기대합니다.

20.09.21.

19.09.30.